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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물 수건
이름 : 신숙희 등록일 : 2015/06/17 21시08분     조회수 : 741

몇 년 전으로 기억된다. 겨울 해 그늘이 창가에 일찍 드리워 졌다. 현관 문소리가 삐걱거리며 소리를 내었다. 학교에서 민혁이가 돌아올 시간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문을 열리자 곧장  외투를 벗으려는 모습이 눈 아래로 보였다.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양 볼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민혁이 왔어~”

“…, ~머니”.

아이의 얼굴이 힘이 없어 보였다. 윗도리를 벗기고 이마에 손을 대어보니 따끈한 열이 감지 되었다. 에어컨에 올려진 디지털 시계를 처다 보니 병원 진료시간이 아직 남아 있었다.

민혁아 어서 병원 가보자”.

 “왜요 할머니”.

 “혁아, 너 열이 있는 것 같애. 요사이 신종 플루가 유행하는데…. 그 병 걸리면 큰일나. 어서 병원 가서 선생님에게 보여보자”.

순간 신종 플루라는 생각에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차를 몰았다. 가끔씩 병원 올 일이 있으면 찾던 병원이었다. 선생님은 아이의 열을 제어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 하였다.

선생님, 어떤가요. 요사이 있는 신종 플루인가요

. 그런 것 같아요.” 진료를 마친 선생님은 민혁이와 똑같이 플루에 걸린 아이들이 있는 병실로 입원을 시켰다. 옷을 갈아 입히고 링거를 꼽았다. 열이 오를 때마다 해열제를 먹이고 찬 물수건으로 이마와 몸을 닦아 주며 몸의 온도를 내려야만 했다. 깊은 밤. 병실은 아이들의 뒤척이는 소리로 간간히 잠을 깨워놓았다. 나는 매시간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물수건을 이용하여 이마에 열내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잠결에 민혁이는 나의 손을 꼭 잡고 편안하게 잠이 다시 들곤 하였다. 잠결에 열이 올라 갈 때면 몸을 뒤척여 나를 찾을 때가 많아 입원기간 동안 잠은 언제나 토끼잠을 자야만 했다. 뒤척이면서도 할머니의 손이 쥐어 지는 순간. 다시 깊은 잠으로 빠져 들곤 하였다. 그런 와중에서도 아이들이라 침묵을 깨는 것은 언제나 민혁이었다. 언제나 발랄하게 큰 목소리로 할머니 밥을 먹었느냐. 할머니의 간호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래 민혁아. 괜찮아 할머니는 걱정 마..”

아이가 입원한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었다.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의 지극 정성으로 아이의 몸은 호전되어 열도 떨어지고 면역력이 돌아오면서 밥맛이 돌아왔다. 퇴원을 했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집에 돌아온 나는 몸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냥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잠이 좀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큰 무리는 없었는데 이렇게 열이 나다니. 덜컥 겁이 났다. ’나도 신종플루인가’. 신종플루라는 생각이 더니 머리가 아찔했다. 순간적으로 아이가 걱정이 되었다. 내일부터 학교에 가야 되는데. ‘누가 뒷바라지를 하지.’ ‘입원 때문에 일주일 동안 쉬었는데. . 쉬게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불현듯 잘 아는 의사선생님이 생각났다. 급하게 동네 의원으로 달려가 주사를 맞고 약을 타서 집에서 몸조리를 할 요령이었다. 그런데 약을 먹고 나니 정신이 혼미하고 비몽사몽, 정신이 없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수면부족과 몸과 마음이 지친 것도 있지만 플루약은 정말 독하였다. 몇 시간이나 잤을까?. 약에 취해 정신 없이 자고 있는데 얼굴에 무엇인가 차가운 느낌이 느껴졌다.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찬물이 얼굴에 부어지는데 혼미의 정도가 그 정도가 아닌 것 같았다. 실눈을 뜨고 상황을 파악하니 아이가 얼굴에 찬 수건을 걸쳐 놓았다.

이 녀석이 무엇 하는 거야. 할머니는 지금 너무 아파서 누워 있는데 뭐 하는 짓이야”. 속절없이  장난치는 아이를 향하여 소리를 질렀다. 정말 신경질이 났다. 곤하게 잠든 아픈 사람에게 아무리 아이라 하지만 그것을 분별 못하는 것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할머니….물수건~~”. 벼락같이 질러대는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혁이는 거실 쪽으로 걸어가면서 약봉지와 물이 담긴 물컵을 가져 오고 있었다.

할머니. 약도 먹어~”

조막손으로 담아오는 약봉지와 물 컵이 버거워 보였지만 분명히 이 쪽으로 옮기고 있었다.

..”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된 나는, 아이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민혁아~” 무안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여 다음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

민혁아. 뭐 하고 있는 거야.’라며 아이에게 부드러운 눈길을 던졌다.

할머니. 아프니까 물수건 해주려고요. …..그리고 할머니 약도 먹어야 돼”.

약 기운에 취해 정신 없이 자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민혁이는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병원에서 열이 있을 때마다 물수건을 만들어 이마에 올리며 간절히 기도하며 지켜보았던 내 모습을 떠 올렸던 것일까?. 순간 가슴 저 켠으로 밀려오는 아이의 마음이 홍수처럼 밀려왔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아이라고 생각하였던 일곱 살, 민혁이의 사랑을 받고 나니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 할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마치 무엇으로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이 섬광처럼 전율을 느꼈다.

민혁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할머니는 민혁이가 장난치는 줄 알았지.”

나의 사과에 미씸쩍게 물러나 앉으며 여전히 물 묻은 수건을 만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이의 감정을 너무 쉽게 생각하였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비록 분명하게 표현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마음에 받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빛을 발하여 새로운 가치로 잉태하고 있었던 비밀을 나는 몰랐었다.배운만큼 알고, 보고 느끼고 사랑받은 만큼 되돌아 오는 인간사의 법칙에 조용히 무릎을 끓는 순간이었다. 사랑은 창조이자. 희망이며 조용히 눈가에 맴도는 부드러움이라는 사실을 민혁이는 알으켜 주었다.

그날 이후 우리의 관계는 언제나 깊은 마음으로 통한다. 사랑은 지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고 사랑은 글자로 알으켜주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욱 성숙하여져서 부족한 할머니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

가끔씩 힘들어 하는 저를 보며 할머니, 할머니는 내가 학교 갔다 올 때까지 일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하며 위로를 하거나 때로 횡단보도를 막무가내로 건너는 나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일장

연설을 늘어 놓는다. “할머니 길을 건널 때는~ 손을 먼저 들고 왼쪽, 오른쪽으로 보면서 천천히

걸어야 돼, 알았어요”.  마지막에는 꼭 알았어요라는 말로 나의 교육상태?를 되묻곤 한다.이제 이

런 민혁이의 사랑의 받고 진정한 행복을 맛보며 살아간다. 나이보다 성숙하여진 아이를 바라보며

먼 훗날에 한 두번은 겪어야 될 또 다른 인생의 고비들을 잘 이겨내어서 거름과 햇볕을 듬뿍 받

고 자란 식물들처럼 아름답고 튼실한 인생의 과실로 자라나기를 소원한다.

 

민혁아 할머니는 언제나 민혁이 편이야

 

민혁 할머니


꾸물거리는 아이 아이가 전해주는 마음의 열기가 뜨겁네요. 민혁이 할머니 따뜻하셨겠어요.^^ 2015/12/07 메모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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